훈련일지 #종로구 인왕산 야간트레킹 6km+알키미아 바질젤라토

양갈래길에 서다. 내 선택은 옳았다.

7월 마지막 날 산산조각난 돌아가는 길. 가벼운 마음으로 종로구에 위치한 인왕산 야간 트레킹에 나섰다.사실 트레킹이란 뜻은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소달구지를 타고 하는 여행’이라는 뜻으로 유럽인들이 대자연을 찾아 아시아 고원을 천천히 걸어 여행하면서 생긴 말이지만 나는 산인에게 속았다. @@사실 속았다기엔 입장차가 있는게 산그늘에는 트레킹일거고, 나같은 인간에게는 에베레스트급 등정이니까…

어젯밤 정신세계 같은 심령사진. 미친 듯이 흔들리는 사진에는 이유가 있다. 사람이 다니는 길이 아니라 산신이나 호랑이가 다닐 만한 좁은 땅 위나 암벽을 오르는 바람에 제정신이 아니었다. 심지어 거대한 돌을 오를 때 옆으로 밧줄까지 늘어져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호랑이 만나면 어떡하지?”안 일어난 소리를 하네” 멧돼지 만나면 어떡해?일어나지 않은 일은 말하지 마라 나 조난 당하면 꼭 찾아줘야 한다 더 이상 말하면 한마디 들을 것 같기도 했지만 얼굴은 폭발하기 일보 직전이었고 숨이 턱턱 막히는 바람에 더 이상 말을 할 수도 없었다. 사실 그 길은 산그늘에 출퇴근처럼 익숙한 그런 길이었다. 길 끝 구석구석 표지판이 있어 스토리가 담겨 있었다.

제정신으로 찍은 몇 안되는 사진(해상도&파일사이즈 좋음)

헐떡이며 정상에 오르자 매력적인 보석 같은 서울 야경이 360도로 펼쳐졌다.아 르 무 다 워.나는 사실 걱정을 사서 하는 편이야. 플랜A, B, C…… etc까지 머릿속으로 그려보곤 하지만 이날만큼은 타오르는 걱정이 싹틀 틈도 없이 산그늘에 잘렸다. 오랜만의 단순함, 몰입감으로 오랜만에 상량한 시간을 보낸 보람찬 날이었다.

그렇게 하산하고 내려오는 길에 수제 젤라또 가게에 들렀다. 종로구 옥인길에 위치한 알키미아

설탕 대신 천연꿀을 사용하고 유화제 대신 무항생제 달걀을, 합성색소나 합성향료를 사용하지 않고 원물로 향과 색을 살린 젤라또.

설탕 대신 천연꿀을 사용하고 유화제 대신 무항생제 달걀을, 합성색소나 합성향료를 사용하지 않고 원물로 향과 색을 살린 젤라또.

우리는 바질 흥국쌀 딸기 골랐어.얼린 작은 컵 속에 담겼는데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바질젤라또를 조심스럽게 떠서 입 안의 온기로 부드럽게 녹여 향을 음미했다. 나는 바질 향이 너무 좋아서 바질 페이스트를 사지 않고 직접 만들어 먹거나 수제 가게를 찾아다니곤 한다. 대부분 가공돼 수입되는 제품은 바질 향이 거의 사라지거나 다른 강한 맛에 가려지기 때문에 번거로움을 감수한다. 혀를 통해 코까지 전해져 오는 신선한 바질향이 가득 퍼졌다. 인공 뒷맛의 깔끔하지 않은 신선한 요리 같았던 바질 아이스크림. 다음엔 쑥이랑 얼그레이 먹어보자. 얼그레이는 트와이닝스 홍차잎을 이용해 따뜻한 우유로 천천히 내려 만들었다고 하며 쑥스러운 식감과 향이 느껴진다고 해 기대된다.알키미아 서울특별시 종로구 옥인길 59-11층아직도 두 다리가 떨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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